2025.08.10 새로운개혁교회 주일예배 “약속을 기다리라”(사도행전 1:1-8) – 김도완 목사

8월 9, 2025

Series: 주일예배

Book: 사도행전

행 1:1-8/약속을 기다리라

250810 주일설교

1. 번영신학

로버트 슐러 목사가 1950년대에 LA에서 설립한 수정교회는 한 때 한인목회자들의 롤모델이었습니다. 1만개의 유리창으로 둘러쌓여 크리스탈성처럼 아름다운 교회건물은 수많은 교인 뿐 아니라 관광객을 불러모았으며 슐러 목사에게 목회성공비결을 배우고자 몰려들었던 목사들에게 그는 <교회를 기업으로, 선교를 비즈니스로, 신자들을 고객으로>라는 목회철학이 아닌 경영철학을 가르쳤습니다. 그는 은퇴 후 교회를 아들에게 세습했다가 갈등을 겪고 다시 딸에게 물려주었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교회는 재정난으로 파산하고 2012년 건물은 천구교에 매각되어 성당으로 바뀌었습니다.

로버트 슐러 목사와 수정교회의 몰락은 번영신학의 마지막을 잘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번영신학의 핵심메시지는 하나님은 복을 주시는 분이어서 그 분을 잘 믿으면 땅에서는 부자로 잘 살고 죽어서는 천국간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조용기 목사와 미국의 조엘 오스틴 목사 등 번영신학의 전도사로 불리는 이들의 메시지가 다 한결 같습니다. 번영신학은 신학계에선 기독교의 메시지가 아니라는 통렬한 비판을 받지만 목회현장에서는 사라지는 커녕 간판만 바꾸어가며 끊임없이 살아남고 때론 그 이름처럼 번영합니다. 그 약속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응? 건강, 번영, 천국… 이것이 성경의 약속 아닙니까?’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오해입니다. 왜입니까? 그렇다면 성경이 우리에게 해주시는 진짜 약속은 무엇입니까? 사도행전은 그 답을 주면서 시작합니다.

2. 사도행전

2020년 11월에 요한복음 설교를 시작해서 2025년 7월에 마쳤으니 4년 9개월에 걸쳐 설교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다른 본문을 많이 다루었으니 오롯이 4년 이상 걸린 것은 아닙니다. 요한복음의 묘사된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부활장면까지 살펴보았으니 그 다음은 부활 이후의 역사이겠지요. 바로 사도행전입니다. 누가가 쓴 사도행전은 그가 관리 데오빌로에게 먼저 쓴 책 누가복음의 후편입니다. 당연히 누가복음에 이어 읽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요한복음에 잇는다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사도들의 행적을 의미하는 이 이 책은 성령행전, 교회행전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성령이 교회를 통해 행하시는 구원역사이기 때문입니다. 개척한 지 2년째 접어든 우리교회에겐 이 사도행전을 주일에 연속해 읽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참교회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사도행전에 묘사된 초대교회의 모습을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오늘날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온갖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도 배울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행전의 서론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예수님의 부활 후 제자들에게 하신 약속과 명령 그리고 승천장면까지를 다룹니다. 이 장면에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신구약 성경 전체의 핵심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과연 예수님과 성경이 전한 메시지, 교회가 언제까지나 선포해야할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3절이 그 답입니다.

3. 하나님의 나라

(행 1:3) 예수님은 고난을 받아 죽으신 후 40일 동안 때때로 제자들에게 나타나 자기가 살아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많이 보여 주시며 하나님의 나라에 관해서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죽음에서 부활하셨고 곧 승천하실 것입니다. 그 사이의 40일 동안 제자들을 만날 때마다 하신 말씀의 주제는 바로 하나님나라였습니다. 예수님이 3년 공생애 내내 하신 말씀의 중심도 역시 하나님나라였습니다.

(눅 13:18) 그러므로 예수께서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과 같을까, 내가 무엇으로 비교할까?”

수많은 예수님의 비유는 하나님나라를 제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그림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 즉 교회가 구해야 할 것이 하나님나라라고 거듭거듭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중심 메시지, 그리스도의 제자의 삶의 목표 역시 바로 하나님나라여야만 합니다. 그럼 이 하나님나라란 무엇입니까? 문제는 이 나라를 오해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가장 큰 두 가지 오해를 차례로 봅시다.

4. 소원을 이루는 나라인가

첫째 오해는 그 나라를 사람의 바람이 다 실현되는 곳으로 여기는 생각입니다. 6절을 보면 제자들은 그 나라를 로마의 식민지로 있던 유다왕국의 독립된 나라라고 여겼습니다.

(행 1:6) 그 후 예수님이 다시 나타나셨을 때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이스라엘 나라를 다시 세우실 때가 지금입니까?” 하고 묻자

그들은 하나님나라가 곧 자신들의 독립된 조국 이스라엘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왜 이스라엘의 독립을 바랐습니까? 그래야 자신들이 바라던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속마음이 무엇인지 마가복음에서 야고보와 요한 형제의 요구를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막 10:37) “우리를 주님의 영광스러운 나라에서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주님의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이스라엘이 독립하고 예수님이 왕이 되면 우리 형제를 총리와 장관을 시켜주십시오, 하는 말입니다. 이 말을 뒤늦게 들은 열 명의 제자는 크게 화를 냈습니다. 선수를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왜 네가 장관이야? 나도 장관하고 싶어.” 이런 뜻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모두 불러 꾸짖으시며 예수님의 제자는 장관이 아니라 섬기는 종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나라는 기독교인이 장관되고 부자되고 대우받으며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가 얼마나 부자가 되느냐, 얼마나 성공하느냐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심지어 교회가 얼마나 커지느냐도 하나님나라와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나라는 인간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5. 죽어서 가는 나라인가

둘째 오해는 그 나라를 죽어서 지옥 대신 가는 나라라는 생각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시고 승천하시자 제자들은 이 충격적인 일에 놀라서 하늘을 자세히 쳐다보았습니다.

(행 1:10) 예수님이 올라가실 때 그들이 자세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흰 옷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말하였다.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 무덤에 나타났던 바로 그 두 천사가 그들을 꾸짖듯이 말하였습니다.

(행 1:11) “갈릴리 사람들아, 왜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리워 가신 이 예수님은 너희가 본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하늘을 보고 서 있지 말아아,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예수님이 본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너희는 예수님이 주신 사명 땅 끝가지 이르러 증인이 되는 사명에 집중해야 한다, 하는 말씀입니다.

오늘날도 하늘만 쳐다보는 신앙이 있습니다. 하나님나라를 죽어서 영혼이 가는 파라다이스라고 여기고 이를 바라고 신앙생활하는 이들입니다. 이런 신앙은 필연적으로 현실의 삶을 무시하거나 그로부터 도피하는 피안적 신앙생활의 부작용을 낳습니다. 가정생활을 소홀히 하거나 일터를 그저 어쩔 수 없는 생계해결의 장으로 여기거나 이 땅의 인간관계나 사회, 국가, 역사를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입니다. 이런 태도를 토양으로 종말론주의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곧 주님이 오시고 세상은 잿더미가 되니 집이나 직장은 다 버리고 재산을 팔아 교회와 기도원에 들어와 그 때를 기다리라고 가르쳤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이 먹히는 이유가 바로 도피적 신앙 때문입니다. 죽어서 가는 그 곳은 하나님나라가 아닙니다.

6.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

하나님의 나라는 진짜 모습은 주기도문의 이 문장에서 잘 묘사됩니다.

(마 6:10) “아버지의 나라가 속히 오게 하소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사람의 소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 죽어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이 나라를 이루시는 능력은 성령님에게서 나옵니다.

(마 12:28)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다시 오실 때까지 이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서 이루실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바로 성령님께서 교회를 통해 세상 곳곳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하신 명령이 성령님을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기다리는 이에게 성령을 주시겠다 약속하셨습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제자들은 권능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예수님의 증인이 됩니다. 예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능력이 선포되는 곳마다 성령님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합니다. 사람의 마음에 선포되어 죄와 사망의 권세가 무너지면 그 곳에 하나님나라가 임합니다. 가정에 선포되어 부정과 이기심의 권세가 무너지면 그 곳에도 하나님나라가 임합니다. 일터에 선포되어 거짓과 탐욕의 권세가 무너지면 그 곳에도 하나님나라가 임합니다. 사회와 국가에 선포되어 불의와 압제의 권세가 무너지면 그 곳에도 하나님나라가 임합니다. 이렇게 하나님나라를 퍼뜨리기 위하여 성령님은 교회를 세우십니다.

새로운개혁교회는 바로 이 목적을 위해 이 땅에 예수님이 성령님의 능력으로 세운 교회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더 잘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어서 지옥 대신 천국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삶과 가정과 일터마다, 이 세상에 하나님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교회로 부름받았습니다. 교회 된 우리가 그러므로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은 예수님의 명령대로 성령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려 하면 망합니다. 인간이 하려고 했던 교회는 길을 잃고 이익과 허영을 좇는 바리새인의 모임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성령님이 하셔야 합니다. 성령님은 우리의 영에 세례를 베푸셔서 하늘의 능력을 더하시고 증인이 되게 하십니다.

우리는 이 하나님나라를 세우기 위해 이 땅에 왔고 택함받았고 부름받았고 기독교인이 되었습니다. 좀 더 잘 살고 좀 더 편하게 살고 좀 더 즐겁게 살려고 온 사람이 아닙니다. 이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 한다면 그는 기독교인이 아니라 교인입니다. 교인은 예수님과 성령님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절에 가는 이를 불자라고 하듯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을 교인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에 의해서 사는 사람, 그리스도의 부름에 응답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성령의 세례를 받아 땅 끝까지 증인되는 삶을 위해 성령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성령님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이십니까? 새로운개혁교회 모든 성도는 오늘부터 성령님을 기다리는 성도로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